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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약속

김영관 2006. 1. 5. 07:12

 저를 만나고 싶다구요? 감사합니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을 만나 보고 싶어 하시다니...어디로 나가면 되는지요? 융푸라우라구요..알지요..제 집에서 가까운 곳인데...저를 배려해서 그곳으로 특별히 장소를 정하신 거라구요? 더욱 고맙군요...그곳 분위기도 좋고...광주 야경도 제법 볼만한 곳이라는 것도 잘 알고 계시다구요?
 저를 어떻게 찾으면 되겠느냐구요? 저 만이 지니고 있는 특별한 거를 꼭 집어 말하라구요? 뭐라고 말씀 드릴 수가 없는데요...글 쓰는 사람이면 외모가 다를 거라는 생각을 하고 계셨다구요? 제가 그럼 어떤 외모일 거라고 생각하셨는데요? 하여튼 글 안 쓰는 사람과는 다른...중절모를 쓴다든가... 파이프 담배를 피운다든가...멋진 모습일 거라는 생각을 하셨다구요? 그게 아닌데 어쩌나...언제 어디서나 길거리 오가다 만날 수 있는 이웃 아저씨 같은 평범한 모습이 전 데요..그런 기대였다면 저를 보는 순간 실망하시겠군요? 그래도 만나기로 결심한 건데 어쩔 수 없다구요? 그럼 이렇게 할까요? 왼쪽 발엔 백 구두, 오른 쪽 발엔 흰 구두를 신고 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