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보내드린 사진을 보니 내 코가 조금 납작해진 것 같다고 하셨나요? 그게 사실이라면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빅토리아 대학 어학 연수 입학식 때의 일이었습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풍습으로 입학식이 거행 되었습니다. 마오리족 추장이 자신들의 선조의 혼을 불러 내는 주술 같은 장면으로 식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선조가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며 추장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전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오래 준비된 인연 때문이었다며 진심으로 이 나라에 온 우리를 환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엄숙하게 식이 치뤄진 뒤 마오리 전통 가옥으로 들어가 거기에 대기 중인 여러 마오리족들 모두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그 인사라는게 한 사람 한 사람 각자에게 아주 진한 포옹을 한 뒤
서로의 코를 비벼 대는 겁니다. 친한 애정 표시일수록 더 세게 코를 비벼 댑니다.. 원래 내가 애정 표시에는 강한 사람인지라 ㅎㅎㅎ 그래서 그런지 이곳 마오리 원주민들은 가무잡잡한 피부에 강인한 체력을 가진, 그러면서도 거의 모든 사람들의 코가 우뚝하다기 보다는 넙적한 편입니다.. 아마 그 사람들과 진한 포옹을 하고 코를 세게 비벼댔기 때문에 내 코가 지금 납작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회고
삼아 뉴질랜드 체류 시절의 글 한편을 올려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