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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비평의 묘미

김영관 2006. 6. 2. 16:19
  텍스트 비평이 문학에 기여한 특기할만 것중의 하나는 익명으로 발표된 작품의 작가를 찾아서 문학에 제 자리 매김을 해주는 일이다.
  익명 작가의 작품에서 자주 사용된 어휘, 부사, 형용사, 그리고 문장 형태 등의 횟수까지를 계산하여 기존의 작품들에다 대입해보면서 익명 작가의 이름을 밝혀 내는 작업이 텍스트 비평이 하는 역할 중의 하나이다.
 예를 들면 토마스 하디는 <귀향>이나 <테스>같은 작품에 장문을 즐겨 썼는데 어떤 경우에는 한문장이 14줄이상이나 되는 것도 있다. 반면에 헤밍웨이는 비정체(hard-boiled style)라는 문체를 즐겨 사용하여 아주 감동스러운 순간에도 단 몇 줄로 그 장면을 처리해 버리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작가들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익명으로 글을 남겼을 때 우리는 여러가지 그들의 기 발표 작품들을 분석하여 익명의 글이 그들 것임을 밝혀 낼 수가 있다는 것이 텍스트 비평론자들의 주장이다.
 그와 반대로 엘리자베스 시대 셰익스피어 이름만 들어도 관객이 몰리는 이유 때문에 다른 작가들이 자기의 어설픈 극작품에 셰익스피어 이름을 도용한 경우도 있었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작업을 통해 그 작품이 세익스피어 작품이 아님을 밝혀 내는 일 또한 텍스트 비평이 하는 작업이다.
  전자의 경우처럼 의도적인 익명의 글이나 후자의 경우에서처럼 이름 있는 작가의 명의를 빌어 돈을 벌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려내는 주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텍스트 비평은 참으로 묘미가 있는 작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