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친구? 나 이제 한국에 돌아가려고 하는데...BMW는
일년 굴리다가 고국에 가지고 가는 것이니 세금 내야 할 이유가 없고...문제는 금박 골프채인데 아내 것과 내 것 각각 일 만불씩, 합산해서 이
만불 짜리를 화물로 한국으로 보내려는데 세관 빠져 나올 때 아무래도 문제가 좀 될 것 같아서 그러는데... 자네가 이리 저리 힘 좀 써 봐주면
안 될까 해서 말이야.
무엇 때문에 그런 비싼 골프채를 샀느냐구? 아무래도 비싼 걸로 쳐야 골프가 잘 쳐질 것
같아서... 그리고 남들과 똑 같으면 삶에 재미가 없을 것 같더라구... 그리고 '나는 너희들과 뭔가 다른 특별한 유형의 인간이다'라는 그런
특권 심리랄까, 귀족 심리랄까 하는 그런 것이 작용하더라구.
이곳 미국 교포 사회에서도 우리 부부를 별난 나라에서 온
특별한 인간 취급하는데... 원인은 아마 내가 지갑에 100불 짜리 몇 백장씩 넣어 가지고 다니는 걸 그들이 본다거나, 매일 같이 부부가 할 일
없이 골프장에서 시간 보내는 걸 보면서 이곳 교포들이 우리 같은 부부는 절대로 미국에 오면 안 된다며...부부 모두가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이곳
교포들에게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라고 쑥덕대는 모양이지만... 나 같은 인간이 있어야 이곳 교포들 이빨 악물고 더욱 힘내서 성공하려 할
것 아닌가? 흐흐흐 나 같은 인간도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을 자네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