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김영관 2006. 8. 19. 06:35
  지난 일요일 아침 이른 시간...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을 시간에 나는 연구동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그만 그 안에 갇혀 버리고 말았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40분은 그야말로 경험 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 할 수 없는...내가 과연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답기는 하고 화장실도 급하고...지금까지 조심조심 그야말로 돌다리도 두들기며 살아온 나였는데... 이곳에서 생을 마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유언장이라도 하나 남겨야 될 것 아닌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아, 만약 내가 이 엘리베이터에서 살아 나가지 못하거든...내 유산을...가만 있자. 가진 거 하나 없는 주제에 유언장은 무슨.... 에라 모르겠다.그런데,기름 값이 한번 오르면 아무리 원유가가 내려가도 값이 인하되지 않는데....마치 추락하면서도 추락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새의 날개짓 같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그래,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그 절박한 순간에 온통 내 머리 속을 지배하는 건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라는 말이었답니다. 죽을지 살지 모르는 상황에서 왜 그런 우스꽝스러운 말이 계속 내 입안을 맴돌앗는지 원...   

 작품 세계에서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사람들이 세상 떠나는 순간, 무슨 대단한 말을 남길 것 같은데.....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