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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 중간쭘에서

김영관 2006. 9. 12. 06:55

 

 

 경찰서 유치장 밖에서
 경찰서 유치장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매일 대하다 보니
 
 경찰서 유치장 밖에 있는 내가
 경찰서 유치장 안에 갇혀 있고
 경찰서 유치장 안에 있는 사람이
 경찰서 유치장 밖에 있는 나 같더라
 
 혼란스런  머리를 식힐 겸 
 술 한잔 걸치고 
 비틀 비틀 집에 들어 가
 자고 일어 나 보니
 어제까지 경찰서 유치장 밖에서
 경찰서 유치장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 
 지키고 감시하며 취조하던 내가 
 경찰서 유치장 안에 갇혀 있더라

 술이 깨어 사연을 알아 본즉
 새로 이사간 아파트

 예전 층수 문 열고

 내 집인 줄 알고 들어가
 옷 벗고 늘어지게 자다가
 그 집 안주인 신고로
 경찰서 유치장 지키던 내가
 이제 경찰서 안에 갇혀 있더라

 아직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