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들으면 믿지 못할... 옛 시절 아련한 추억 이야기 하나. 대학 입학 직 후 봄, 어느 친목 서클에서 신입생 환영 봄나들이 간 적 있었는데... 아들 5형제 중 세째로 자라면서... 중 고등학교 모두 남학교만 다니던 나는 대학에서 여학생들과의 봄 소풍.... 나는 마냥 부끄럽고 수줍을 뿐...
그 당시 놀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풀밭에 빙 둘러 앉아 있는 사람 뒤에 손수건 몰래 놓고.. 손수건 놓인 자리의 사람은 그걸 주워 또 달려가서 앞 사람 잡으러 뛰어가고 ...앞서 달리던 사람 붙잡히면 술래 되고...그리 못하면 또 다른 사람 뒷 자리에 손수건 놓고 달리고... 미술과 여학생과 나는 술래 되어... 벌로 그녀는 입에 과자 물고 서 있고...나는 그 입에 과자를 내 입으로... 친구가 카메라로 그 장면을 찍어 두 사람 한 턱 내야 사진 준다며... 두 사람은 어울리는 까마귀 한 쌍이라며...그 일 이후로 학교 오가다가 우연히 그녀와 마주치면 먼데서부터 내 가슴 설레고... 분명 내 짝사랑이며 첫 사랑의 여인을... 하필이면 학교 화장실에서 ..화장실 안에 앉아 있는 그녀를...내 용무가 너무 급한 나머지..그녀가 앉아 있는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 제쳐 버리고 말았는데... 화장실 안에서 난감한 표정 지으며 나를 쳐다보던 그녀...그게 무슨 고의성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었는데....
졸업하는 날까지 그게 우연한 일이었을 뿐 고의는 아니었다며 그렇지만 미안했다는 이야기 한번 못한 채...어느덧 세월 이만큼에서 빛 바랜 사진 속에서 과자 입에 물고 서 있는 곱고 사랑스럽고 앳된 그녀와 세월의 강 저편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보며...그녀는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사는지... 나뭇잎
곱게 물들기 시작하는
이 가을 아련한 추억의 사진 한 장 보며 내 마음 센치해지는 것은...내 정녕 나이 들어가는 탓 인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