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님께서
요 며칠 대문밖에
서성이는 이유를
저는 잘 알고 있답니다
추석 명절에 찾아 올
아드님 내외와 손자들을
손꼽아 기다리는 줄
저는 잘 알고 있답니다
그런데요 할머님,
이번 추석에는
아드님 내외가
고향에 올 수 없다는
소식 전하러 왔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저는 알고 있지만
차마 말 할 수가 없답니다
명절 한참 지난 후
할머님 아드님만
잠깐 성묘 다녀간다고 합니다
반갑지 않는 소식 전하는
제 마음 아프긴 합니다만
할머님,이제 그만 집 안으로 들어 가세요
밝고 둥근 보름달을
이미 이승 분이 아닌
할아버님 얼굴이라 생각하시고
밤새 정다운 이야기 나누세요
까치 이만 물러갑니다.